해외에 사는 아이, 한국어로 언어치료를 받아도 될까요? 현지어가 늦어질까 걱정될 때
라라언어클리닉2026-10-12
안녕하세요. 온라인 언어치료하는 라라입니다.
네, 받으셔도 됩니다. 라라언어클리닉에서 수업하는 해외 거주 이중언어 아이들은 모두 한국어로 수업을 받고 있어요. 현지에서는 영어 같은 현지어로 언어치료를 받고, 두 곳이 서로 협력하지요.
한국어로 언어치료를 받으면 현지어가 더 늦어진다고 볼 근거는 부족해요. 오히려 집에서 쓰는 언어를 함께 지원하는 쪽을 지지하는 연구가 쌓이고 있습니다.
해외에 사는 부모님이라면 "집에서도 영어만 쓰세요"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지도 몰라요. "한국어 치료까지 받으면 아이가 더 헷갈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고요.
오늘은 이 걱정을 연구와 함께 하나씩 풀어 볼게요. 조금 길지만, 해외에서 아이를 키우며 언어 때문에 고민하고 계시다면 끝까지 읽어 보셔도 좋겠습니다.

"집에서는 현지어만 쓰세요"라는 말을 들으셨나요?
아이의 말이 늦으면 "한 언어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듣기 쉬워요. 걱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전문 기관과 연구가 말하는 방향은 다릅니다.
- 미국언어청각협회(ASHA)는 "여러 언어를 쓰는 것은 의사소통장애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혀요. 그리고 가족이 집에서 쓰는 계승어를 계속 쓰도록 지지하라고 권합니다.
- 프랑스어와 영어를 함께 쓰는 단순언어장애 아이들을 살핀 연구에서는, 이 아이들의 문법 발달이 한 언어만 쓰는 같은 어려움의 아이들과 비슷했어요(Paradis 외, 2003).
-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을 살핀 연구에서도 두 언어 환경이 초기 언어 발달에 불리하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Ohashi 외, 2012).
말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도 두 언어를 배울 수 있어요. 두 언어를 쓰는 것이 언어의 어려움을 만들거나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두 언어를 쓰는 아이는 왜 말이 늦어 보일까요?
두 언어를 쓰는 아이는 아는 말이 두 언어에 나뉘어 있어요. 집에서 엄마와 놀며 배운 말은 한국어로, 학교에서 배운 말은 영어로 알고 있는 식이지요.
예를 들어 한국어로는 '숟가락', '이불', '할머니'를 알고, 영어로는 'crayon', 'line up', 'recess'를 아는 아이가 있다고 해 볼게요. 한국어만 재면 학교 말이 빠지고, 영어만 재면 집의 말이 빠집니다.
이중언어 영유아의 어휘를 살핀 연구에서는, 두 언어의 어휘를 함께 놓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두 언어를 함께 보았을 때 이중언어 아이들이 초기 어휘를 더 느리게 배운다는 근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Pearson 외, 1993).
그래서 한 언어만 재고 "늦다"고 판단하면 아이의 실제 능력을 놓칠 수 있어요. 반대로 두 언어를 모두 보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면, 그때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한국어로 치료받으면 현지어가 늦어지지 않을까요?
가장 많이 하시는 걱정이에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한국어에 시간을 쓰면 영어가 밀릴 것 같으시지요.
연구는 다르게 말해요.
- 첫 언어가 스페인어인 초등 1학년 이중언어 아이들(언어 발달 지연)을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눈 연구가 있어요. 스페인어로 먼저 배운 뒤 영어로 배운 집단이, 처음부터 영어로만 배운 집단보다 영어 전치사와 대명사를 더 빨리 이해하게 되었어요(Perozzi & Sanchez, 1992).
- 언어 배경이 다양한 유아를 위한 중재를 다룬 연구에서는, 집에서 쓰는 언어가 학교나 지역 사회의 언어가 아니더라도 그 언어의 발달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언어치료를 하라고 권해요(Kohnert 외, 2005).
- 어린 이중언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중재 연구 26편을 모아 본 연구 종합에서도, 두 언어 또는 집에서 쓰는 언어로 하는 중재를 지지하는 흐름이 나타났어요. 다만 연구 수가 아직 적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Durán 외, 2016).
아이가 이미 아는 언어로 개념과 말하는 방법을 탄탄히 다지면, 그 힘이 새 언어를 배우는 데도 쓰일 수 있어요. 한국어 수업은 영어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딛고 설 바탕을 넓히는 일이에요.
전이효과: 한 언어로 다진 힘은 다른 언어로 이어져요
두 언어는 머릿속 서로 다른 방에 따로 들어 있지 않아요. 한 언어로 다진 힘이 다른 언어를 배울 때 바탕이 되는데, 이것을 전이효과라고 해요.
캐나다의 언어교육 연구자 커민스(Cummins)는 이를 '상호의존 가설'로 설명했어요. 아이가 둘째 언어에서 도달하는 수준은, 첫째 언어에서 이미 쌓아 둔 능력에 어느 정도 달려 있다는 거예요(Cummins, 1979).
예를 들어 이런 힘들이 언어를 건너 이어질 수 있어요.
- 세상을 이해하는 개념: 크다·작다, 먼저·나중, 왜·그래서
- 이야기를 순서대로 말하는 방법
- 묻는 말에 맞게 대답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방법
- 글자를 소리와 연결하는 원리
한국어로 "왜냐하면"을 써서 이유를 말할 줄 아는 아이는, 영어로 "because"를 배울 때 그 말이 하는 일을 이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새 낱말만 붙이면 되는 경우가 많지요. 앞에서 본 스페인어·영어 연구(Perozzi & Sanchez, 1992)도 이 상호의존 가설을 뒷받침하는 예로 자주 인용돼요.
다만 전이가 저절로, 모든 것에서 일어나지는 않아요. 프랑스어로 언어치료를 받은 이중언어 아이들을 살핀 무작위 연구에서는, 치료한 프랑스어 어휘는 늘었지만 집에서 쓰는 언어에서는 뚜렷한 향상이 보이지 않았어요(Thordardottir 외, 2015). 낱말처럼 언어마다 따로 익혀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두 언어를 각자 채워 주는 일이 필요해요. 라라언어클리닉이 한국어로 수업하고 현지에서는 현지어로 언어치료를 받으며 서로 협력하는 것도, 한 언어에서 다진 힘이 다른 언어로 이어지도록 돕기 위해서예요.
집에서 쓰는 말을 잃으면 생기는 일
현지어만 쓰도록 바꾸었을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가족의 대화예요.
미국의 언어 소수 가정 1,000곳이 넘게 참여한 조사에서는, 영어로만 하는 유아 프로그램에 다닌 아이들이 집에서 쓰던 말을 잃어 가면서 부모와 대화하기 어려워진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했어요(Wong Fillmore, 1991).
부모님이 아이에게 마음을 전하고, 달래고, 가르칠 때 가장 깊이 쓰는 말은 부모님이 가장 편한 언어예요. 그 언어가 집에서 사라지면 아이는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따뜻하게 주고받던 말을 잃게 됩니다. 부모님이 편하지 않은 언어로 바꾸면 집에서 나누는 대화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고요.
집에서 한국어를 지키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있어요. 두 언어를 쓰는 가정들을 살핀 연구에서는, 집에서 부모가 모두 소수 언어(해외에 사는 가정이라면 한국어)를 쓸 때 아이가 그 언어로 말할 가능성이 높았어요. 흔히 알려진 '한 부모 한 언어' 방식은 꼭 필요하지도,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도 않았다고 해요(De Houwer, 2007).
그럼 어느 언어로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ASHA는 치료 언어를 가족과 함께 정하라고 권하고, 이때 살펴볼 것으로 이런 것들을 꼽습니다.
- 아이가 지금까지 어떤 언어를 얼마나 들어 왔는지
- 집과 학교에서 각 언어를 얼마나 자주 쓰는지
- 아이가 각 언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 가족이 바라는 목표
해외에 사는 가정은 집에서는 한국어로, 학교에서는 현지어로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라라언어클리닉의 해외 거주 이중언어 아이들은 모두 한국어로 수업을 받고, 현지어는 현지에서 영어 같은 현지어로 언어치료를 받아요. 두 언어를 각자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곳에서 맡고, 서로 협력하는 거예요.
두 언어 중 하나를 버리는 결정이 아니에요. 아이에게 필요한 두 언어를 어디에서 어떻게 채울지 정하는 일입니다.
평가는 두 언어를 함께 봐야 해요
ASHA는 아이가 쓰는 모든 언어로 말 표본을 모아 평가하라고 권합니다. 한 언어로 본 검사 결과는 그 언어의 능력만 알려 주니까요.
라라언어클리닉도 한 언어만 보고 '지연'이라고 판단하지 않아요. 두 언어를 함께 보고 아이의 실제 언어 능력을 살핍니다.
현지에서 받은 평가가 있다면 그 결과도 함께 보는 것이 좋아요. 영어 평가에서 보인 어려움이 한국어에서도 똑같이 보이는지, 아니면 한 언어에서만 보이는지에 따라 도와야 할 방향이 달라지거든요.
집에서 아이가 한국어로 어떻게 말하는지 먼저 남겨 보고 싶으시면, 무료 도구인 우리 아이 말 기록장으로 15분 놀이 대화를 기록해 보셔도 좋아요. 두 언어가 섞인 기록이라면 숫자보다 아이가 쓴 말 목록을 함께 봐 주세요.
현지 언어치료와 함께 받을 때
현지 선생님과 라라언어클리닉이 서로 협력하면, 아이는 두 언어에서 같은 방향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부모님이 함께해 주시면 좋은 것들이 있어요.
- 현지에서 받은 평가 보고서나 학교의 개별화교육계획 같은 서류가 있으면 함께 보여 주세요.
- 현지 선생님이 지금 어떤 목표로 수업하는지 알려 주세요. 같은 목표를 한국어로도 이어 갈 수 있어요.
- 같은 주제(동물, 학교생활, 좋아하는 놀이)를 두 언어로 다루면, 아이가 이미 아는 개념에 새 낱말을 붙이기 쉬울 수 있어요.
- 부모님은 두 선생님 사이의 다리예요. 한쪽에서 잘된 방법을 다른 쪽에도 알려 주세요.
시차는 어떻게 맞추나요?
온라인 언어치료는 줌(Zoom)으로 만나요. 아이가 깨어 있고 집중할 수 있는 현지 시간에 맞춰 수업 시간을 정합니다.
- 한국에 있는 선생님과는 서울 시간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 수업을 시작할 수 있어요.
- 미국 시간에 맞춰 수업하는 선생님은 서울 시간 오전 8시~오후 2시, 오후 8시~새벽 4시에 수업할 수 있어요.
- 사는 도시를 고르면 현지 시간으로 바꿔 보여 주는 시차표가 해외 가정 페이지에 있어요.
요일과 실제 수업 시간은 선생님 일정에 맞춰 함께 정해요.
집에서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것
- 부모님이 가장 편한 언어로 아이와 많이 주고받아 주세요.
- 부모님 두 분이 모두 한국어를 쓰실 수 있다면, 집에서는 함께 한국어로 말해 주세요.
- 한국어 그림책, 한국어 동요처럼 한국어를 즐겁게 만나는 시간을 따로 만들어 주세요.
- 아이가 현지어로 대답해도 대화를 이어 가 주세요. 엄마는 한국어로, 아이는 현지어로 답해도 대화는 이어질 수 있어요.
- 한국에 있는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는 시간도 한국어를 쓸 좋은 기회예요.
라라언어클리닉의 해외 가정 온라인 언어치료
라라언어클리닉은 201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언어치료를 시작한 아동 언어치료 기관이에요. 지금 15개국의 아이들이 화상으로 수업하고 있고, 해외에 사는 이중언어 아이들은 모두 한국어로 수업을 받아요.
온라인 언어치료는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받을 수 있습니다. 이중언어, AAC(보완대체의사소통), DIR 플로어타임, PCIT, 난독·느린 학습자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매일 아이 곁에 있는 부모님께는 온라인 부모교육으로 집에서 이어 가는 방법을 안내해 드려요.
결제는 매달 카카오톡으로 보내 드리는 카드 결제 링크(해외 카드 가능), PayPal, 계좌이체 중에서 고르실 수 있어요.
아이의 나이, 사는 나라와 도시, 가장 걱정되는 점을 카카오톡 채널에 남겨 주시면 시차에 맞는 수업 시간과 선생님을 안내해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라라였습니다.
글쓴이 조연주(라라) · 1급 언어재활사, ICDL DIR플로어타임 Expert 트레이닝 리더 · 라라언어클리닉
라라언어클리닉은 서울대학교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협력기관이자 이화여자대학교 언어병리학과 관찰실습 기관이며, NC문화재단과 AAC 교육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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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ng Fillmore, L. (1991). When learning a second language means losing the first. Early Childhood Research Quarterly, 6(3), 32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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