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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장애 아이 사회성, 즐거운 경험에서 시작돼요: AAC로 함께한 라라 소셜 챌린지 2탄 '알록달록, 가을 소풍'

라라언어클리닉2026-10-29

안녕하세요. 온라인 언어치료하는 라라입니다.

라라 소셜 챌린지 2탄 '알록달록, 가을 소풍'은 2026년 10월 25일 뚝섬한강공원에서 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네 명이 모래놀이와 피크닉을 즐긴 2시간 체험 활동이에요.

우리 아이도 친구들과 소풍을 갈 수 있을까요?
말 대신 손을 끌거나 소리로 마음을 전하는 아이라면 이 질문이 먼저 떠오르실 거예요.

오늘은 이 소풍을 왜 기획했는지, 그리고 준비부터 소풍 날, 다녀온 뒤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해 볼게요.

왜 소풍을 기획했을까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밖에 나가는 것부터 쉽지 않아요.
사람이 많은 곳, 낯선 소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아이에게도 부모님에게도 큰 부담이 되거든요.

사회성 그룹이나 짝수업도 마찬가지예요.
맞는 친구를 찾기 어렵고,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친구와 함께 즐겁게 놀고, 놀면서 배울 기회가 거의 없어요.

AAC도 그래요.
AAC는 원래 마음을 전하고 서로 이해하기 위한 도구예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림 카드를 외우고 정답을 짚는 학습 도구로 쓰일 때가 많아요.

즐겁게 놀다가 "더!", "같이 하자!"를 짚는 것.
많은 사람 속에서 내 마음을 전해 보는 것.
그게 진짜 AAC예요.

물론 아이마다 목표는 달라요.
중요한 건, 그 목표를 해내는 과정에 즐거움이 먼저 깔려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즐거워야 다시 해 보고 싶고, 다시 해 봐야 목표에 가까워지거든요.

아이들은 그동안 치료실과 교실에서 많은 것을 배워 왔어요.
이제는 그 배움을 바깥에서, 친구들과 함께 꺼내 볼 차례예요.
단체로 바깥에서 하는 활동 안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까지 해내는지 지켜볼 수 있고, 그 안에서 아이들은 또 한 뼘 자라요.

경험이 있어야, 성장도 있으니까요.

사회성도 마찬가지예요.
사회성은 책상 앞에서 규칙을 외운다고 생기지 않아요.
친구 옆에 앉아 보고, 같이 웃고, 차례를 기다리고, 내 마음을 전해 보는 경험에서 자라요.
진정한 사회성은 이런 경험에서부터 시작돼요.

안전하게, 즐겁게.
단 한 번의 경험이 모든 성장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이 소풍을 기획했어요.

2시간 소풍, 준비는 24일 전부터

놀이 시간은 2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준비는 한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가장 먼저 만든 건 선생님 주황 조끼와 아이들 등 스티커였어요.
멀리서도 선생님이 한눈에 보이도록요.

등 스티커에는 아이 이름 대신 클리닉 연락처를 넣었어요.
낯선 사람이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지 않게 하고, 혹시 길을 잃어도 바로 연락이 닿게 하려는 거예요.

아이 1명당 어른 1명이 함께했고, 모든 아이가 에어태그를 달았어요.

처음 가는 곳을, 집에서 미리

처음 가는 곳은 누구에게나 낯설어요.
앞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아이에게는 '모르는 곳'이 곧 '불안한 곳'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소풍 일주일 전, 아이 수준에 맞춘 3단계 사전 워크시트 35장을 가정으로 보냈어요.
시각 스케줄, 편의점에서 간식 고르기, 친구와 선생님 얼굴, 모래놀이 AAC까지 집에서 미리 보고 연습할 수 있게요.

AAC(보완대체의사소통)는 그림이나 기기로 말을 대신하거나 돕는 방법이에요.
연구에서는 어른이 먼저 그림을 짚어 보여 주는 'AAC 모델링'이 아이의 표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돼요(Biggs et al., 2018).

소풍 날, 우리가 챙긴 것

현장에서 쓸 교사용 AAC는 따로 만들어 목걸이로 걸었어요.
아이가 말하기 힘들어 보이면 선생님이 바로 꺼내 짚어 줄 수 있게요.

구급약과 액션 카메라도 챙겼어요.
간식은 아이들의 선호도와 알레르기를 미리 모두 확인한 뒤 골랐고요.

현장에서는 그림을 짚으라고 요구하지 않았어요.
선생님이 먼저 말과 AAC로 함께 놀았고, 아이가 따라오면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간식 시간에는 한 친구가 카메라에 얼굴을 바짝 대고 "감자칩이랑 콜라 두 개?" 하고 졸랐어요.
벤치에 나란히 앉은 두 친구는 서로의 자세를 따라 하며 한참을 놀았고요.

친구를 보고, 따라 하고, 원하는 걸 말하는 순간.
즐거움 속에서 나온 이 순간들이 우리가 이 소풍을 준비한 이유예요.

다녀온 뒤에도 이어지는 소풍

다녀와서는 '소풍 후 워크시트'를 만들었어요.
아이마다 자기 사진이 들어간 소풍 일기, 얼마나 좋았는지 하트로 고르는 점수판, 계절 그림으로 "언제 소풍 갔어?"에 답하기까지요.

경험은 한 번으로 끝나면 쉽게 흐려져요.
사진으로 다시 보고 다시 말할 때, 그날의 기억이 아이의 말이 됩니다.

오늘 집에서 해 볼 한 가지

오늘 저녁, 아이와 최근에 다녀온 곳의 사진 한 장을 함께 보세요.
"여기 어디였지?" 하고 묻기 전에, "공원 갔지!" 하고 엄마가 먼저 짚어 보여 주시면 돼요.

장애가 있어도, 말이 아직 어려워도 친구들과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어요.
라라언어클리닉은 온라인 언어치료 수업과 함께, 이런 현실 속 경험도 계속 만들어 가려고 해요.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라라언어클리닉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라라였습니다.

글쓴이 조연주(라라) · 1급 언어재활사, ICDL DIR플로어타임 Expert 트레이닝 리더 · 라라언어클리닉

참고문헌

  • Biggs, E. E., Carter, E. W., & Gilson, C. B. (2018). Systematic review of interventions involving aided AAC modeling for children with complex communication needs. American Journal on Intellectual and Developmental Disabilities, 123(5), 443–473. https://doi.org/10.1352/1944-7558-123.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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